0616 문학과 예술

0616 문학과 예술


나는 어릴 때부터

작가가 되고 싶었다.


예술은 그 자체로 고귀하다.

예술가는 작품들을 통해서

자신의 존재를 언제까지고

그 무엇보다 생생하게 남길 수 있다.

작품이 수 세기 뒤의,

독자에게 닿기라도 하면

독자로써는 글을 통해서

한 사람의 인생을 돌이켜 보고

자신에게 얼마든지 반영할 수 있다.


나는 수학, 과학 분야와 문학 분야를

두 갈래로 나누고 있다.

두 갈래는 몇 세기 동안

인간이 쌓아온 학문이라는 공통점이 있다.

다른 점이라고 하면,

수학과 과학은 인간의 육체적인 수고를

덜어주는 것에 반해

문학은 정신적인 기반이 된다는 것이다.

정신적 사고를 통해 이론을 정립하고

실생활에 공식을 적용하는 것과 -

일상 속에서의 여러 경험을

예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

추상적으로 표현하는 것

이렇게 접근해도 흥미롭다.


이런 생각을 하면 항상 즐겁다.

수백년 전의 사람이,

이름이나 나이도 모를 나를 위해서

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

같은 실수는 하지 않도록

자신의 감정을 아낌없이 전해주는 것이다.


이 생각을 처음 하게 된 책이 있다.

마르셀 프루스트의 「읽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」 이다.

이 책이 내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는

다른 글에서 적도록 하겠다.

이 책은 감정 묘사가 매우 세세할 뿐만 아니라,

주인공이 보고, 듣고, 느끼고, 맡는 것까지

끊임없이 서술한다.

나는 「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」 를 통해서

인간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.

20세기에 쓰였는데도

그 속에서 일어나는

인물들의 대화, 몸짓,

하물며 특정 인물이 모여 만들어내는 분위기까지

지금의 나, 현대인의 일상에

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

나에게는 너무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.


지금은 작가가 아닌 게임 개발자를 꿈꾸고 있지만,

예술을 하고싶다는 마음이 사라진 게 아니다.

오히려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.

게임은 예술이다.

예술로써 대표되는 것들인 -

글, 그림, 음악, 디자인, 애니메이팅이

한 장르로 통합되었다면

그게 예술이 아니고선 무엇인가.

좀 더 넓게 보면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다.

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면서,

게임의 개발진과 유저가 서로 소통하면서

사회에 선한 영향을 끼치는 것.

이건 거대한 사회적 현상이자, 어떤 면에선 예술이다.


프로그래밍 -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.

나는 프로그래밍,

명확히 말하면 '사고를 통해 절차를 만들고,

이를 컴퓨터에 옮기는 것'

또한 예술이라 생각한다.

몇 년 전에,

"Is programming art?"

이런 제목의 해외 블로그 글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.

평범하게 생각하면

코딩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을 때

"아, 예술을 하고 있구나"

하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.

하지만 나는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.

몇 년간 유지보수되어온

라이브러리의 소스를 보고 있자면,

"어떤 코드가 하면 읽기 좋고, 유지보수하기 수월한 코드일까?"

"이 프로젝트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기법이 뭘까?"

"논리를 어떻게 직관적으로 풀 수 있을까?"

이렇게 수없이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.

이는 더 나은 무언가를 위해 쏟은 열정이고,

미래의 사용자들을 위한 배려이다.

이런 면은 확실히 예술이 맞다.